미사 독서&복음 묵상
[20231203 나해] 대림 제1주일
틀니우스키케로
2023. 12. 4. 00:12
제1독서
<아, 주님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63,16ㄹ-17.19ㄷㄹ; 64,2ㄴ-7
16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17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당신 종들을 생각하시어,
당신의 재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19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당신 앞에서 산들이 뒤흔들리리이다.
64,2 당신께서 내려오셨을 때 산들이 당신 앞에서 뒤흔들렸습니다.
3 당신 아닌 다른 신이 자기를 고대하는 이들을 위하여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보지 못하였고 아무도 귀로 듣지 못하였으며
어떠한 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4 당신께서는 의로운 일을 즐겨 하는 이들을,
당신의 길을 걸으며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
당신의 길 위에서 저희가 늘 구원을 받았건만
5 이제 저희는 모두 부정한 자처럼 되었고
저희의 의로운 행동이라는 것들도 모두 개짐과 같습니다.
저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6 당신 이름 부르며 경배드리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외면하시고
저희 죄악의 손에 내버리셨기 때문입니다.
7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3-9
형제 여러분,
3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4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에서나 어떠한 지식에서나 그렇습니다.
6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7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9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33-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4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35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6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대림 제1주일인 오늘의 독서들과 복음 말씀은 하나같이 주님의 '오심'에 초점을 찍고 있다. '대림'은 단어상으로는 '재림'과 구분되지만, 사실 둘 다 라틴어로는 Adventus[아드벤투스]이고 영어로는 Advent이며 희랍어로는 Parousia[파루시아]이다. 곧 Adventus이든 Advent이든 Parousia이든 '오심'을 의미하는 단어이며, 그래서 종종 대림/재림 구분 없이 '내림(來臨)'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내림(來臨)' 은 자주 쓰는 한국어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찾아오는 것을 높여부르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난 '대림'이나 '재림'이라는 말보다는 '내림'이라는 말을 선호하는데, 이것이 Adventus의 어감을 그대로 전달할 뿐더러, 성탄 전의 4주간을 '종말에 있을 두 번째 내림'에도 연결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학적으로도 이 기간은 종말의 내림도 준비하는 기간이며, 오늘의 독서들과 복음 말씀 역시 그러하다. 이 성경 구절들이 '대림'을 뜻하느냐 '재림'을 뜻하느냐를 세세하게 구분하기보다는, 그냥 '내림'(Adventus)을 뜻한다고 퉁쳐서 생각하는 게 난 더 좋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1차적으로는 '재림'을 의미하겠으나, 대림이든 재림이든 둘 다 '내림'을 의미하니 우리는 마르 13,33-37을 적절하게 대림 1주일의 말씀으로 읽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탄 전의 '내림' 4주간 동안 '마지막 내림'을 생각한다면, 자칫 성탄을 세속적인 생일축하 잔치로 오해하는 오류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