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독서&복음 묵상

[20231001 가해] 연중 제26주일

틀니우스키케로 2023. 10. 1. 23:13

제1독서

<악인이라도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면,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8,25-2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5 “너희는, ‘주님의 길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들어 보아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냐?
오히려 너희의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26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자기가 저지른 불의 때문에 죽는 것이다.
27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28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생각하고 그 죄악에서 돌아서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2,1-11
형제 여러분, 1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면,
2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
3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4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5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6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11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맏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28-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28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29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30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31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32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제1독서에서는 설령 악인이라도 자기 죄를 뉘우치면, 주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아주신다고 말한다. 이런 원리에서 오늘의 복음 말씀을 읽는다면,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는 맏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실로 이해가 간다.

교회는 완덕에 도달한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무균실이 결코 아니며, 그리스도께서는 '용서하고 용서받는 죄인들의 공동체'로 교회를 상정하셨다. 그렇기에 '뉘우친' 사람들이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로 들어서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적인 요소이다. 여기서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한 사람'과 '뉘우치고 돌아온 사람'이 둘 다 지복직관을 누리는 게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그런 불만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지난 주 복음 말씀인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다시 읽어봐야한다. 은총은 '공로'를 대가로 지불하여 구매하는 게 아니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들어서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한편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만약 교회가 '공로'를 대가로 은총을 공동구매하는 쇼핑몰이었다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라는 말을 바오로가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교회는 언제나 뉘우치는 죄인들의 공동체였다.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하는 게 물론 가장 이상적이지만, 죄인들이 뉘우치고 격려, 위로, 동정을 교회 안에서 나누는 것도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뉘우침 안에서 서로 격려, 위로, 동정을 나눌 때, 교회 안의 각자는 서로에게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