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악인이라도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면,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제2독서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복음
<맏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제1독서에서는 설령 악인이라도 자기 죄를 뉘우치면, 주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아주신다고 말한다. 이런 원리에서 오늘의 복음 말씀을 읽는다면,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는 맏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실로 이해가 간다.
교회는 완덕에 도달한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무균실이 결코 아니며, 그리스도께서는 '용서하고 용서받는 죄인들의 공동체'로 교회를 상정하셨다. 그렇기에 '뉘우친' 사람들이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로 들어서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적인 요소이다. 여기서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한 사람'과 '뉘우치고 돌아온 사람'이 둘 다 지복직관을 누리는 게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그런 불만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지난 주 복음 말씀인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다시 읽어봐야한다. 은총은 '공로'를 대가로 지불하여 구매하는 게 아니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들어서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한편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만약 교회가 '공로'를 대가로 은총을 공동구매하는 쇼핑몰이었다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라는 말을 바오로가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교회는 언제나 뉘우치는 죄인들의 공동체였다.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하는 게 물론 가장 이상적이지만, 죄인들이 뉘우치고 격려, 위로, 동정을 교회 안에서 나누는 것도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뉘우침 안에서 서로 격려, 위로, 동정을 나눌 때, 교회 안의 각자는 서로에게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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